지난달 10명이 부상한 롯데케미칼 울산1공장 전기실 폭발과 관련, 경찰이 사고에 책임이 있는 회사 공장장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특히 사고 5일 전에 비슷한 폭발이 발생했음에도 적절한 조치 없이 작업을 강행한 것으로 확인돼, 이번에도 산업현장에 만연한 안전불감증이 주요 원인인 것으로 드러났다.

울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롯데케미칼 울산공장 총괄공장장 A(52)씨, 계전팀장 B(52)씨, 계전팀 직원 C(41)씨, 전기실 현장책임자 D(52)씨, 환경안전관리팀장 E(54)씨 등 5명을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들은 10월 24일 발생한 울산1공장 전기실 폭발 때 작업절차 이행이나 근로자 안전 관리 등을 소홀히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고 당일 전기실에서는 공장 정기보수 후 재가동을 위해 전력을 다시 공급하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다.

롯데케미칼 8명, 전기부품 공급업체 2명 등 10명이 6600V의 전압을 110V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계기판에서 전력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다는 이상 징후가 확인, 오후 1시 45분께 작업자들이 변압기 문을 여는 순간 폭발이 일어났다.

이 사고로 10명 모두 화상과 연기흡입 등 중경상을 입었다. 경찰은 부상자 10명 가운데 전치 6주 이상의 중상자를 7명으로 분류했다. 경찰이 입건한 5명 가운데 B씨 등 3명도 부상자에 포함된다.   

폭발은 변압기 내 3개 전선 중 끊어진 1개가 주변의 철제 패널에 닿으면서 합선이 발생, 변압기에 과전류가 발생한 것이 원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상 징후가 확인됐을 때 즉시 전원을 차단하고 보호장구를 착용한 필수 인원이 설비를 확인해야 했지만, 이런 조치 없이 작업자 전원이 계속 작업하다가 피해를 키웠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특히 사고 5일 전인 19일에도 변압기에서 같은 원인으로 1차 폭발이 발생했음에도 회사 측은 원인 분석 등 후속 조치 없이 작업을 강행했던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1차 폭발 때 원인을 찾아내고 제대로 보완만 했어도 두 번째 폭발은 없었을 것"이라면서 "전형적인 안전불감증에 따른 인재(人災)다"고 밝혔다.